Law Abiding Citizen (모범시민)

Law Abiding Citizen (모범시민)

주인공 클라이드(제라드 버틀러)의 아내와 딸이 괴한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괴한들은 붙잡히지만, 담당검사의 사법거래로 인해 그들은 가벼운 형을 받는 것으로 처벌이 끝이난다. 평소 모범적인 시민이었던 클라이드는 자신의 아내와 딸을 죽인 범인들에게 복수를 계획함과 동시에, 범인들이 지은 죄만큼 그들을 처벌하지 않은 담당검사에게도 복수를 계획한다. 이는 자신의 삶을 망쳐버린 이들에 대한 복수일 뿐 아니라 모범시민이던 자신을 보호하지 않고 외면해버린 정부와 법에 대한 복수이기도 했다. 그 복수는 아내와 딸을 잔인하게 살해한 괴한들을 고통스럽게 죽이는 것부터 시작한다.

누군가가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뒤엎어 놓았음에도 그가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고 살아간다면, 한 순간마저도 그것을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사건의 피해자 본인 뿐 아니라 피해자의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삶을 망친 그들의 삶도 똑같이 망쳐져버렸으면 좋겠다는, 대부분의 머릿속에서만 이루어지는 상상의 복수는 이 영화에서 현실이 된다.

철두철미한 계획과 대담한 실천으로 ‘진짜 범죄자’를 제대로 심판하지 못하는 법과 질서체계를 비판하고 조롱하며, 무능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과정이 짜릿하고 재미있다. 영화의 주인공은 결국 미치광이 연쇄살인범이 되어버리지만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은 ‘모범시민을 범죄로부터 지키지 못하는 무능력한 법은 개선되어야 한다’가 아니었을까. 영화가 막바지로 갈수록 자극적인 파괴와 비현실적인 전개에 묻혀 위의 메시지가 크게 흐려지는 것은 아쉽다.

모범(模範:본받아 배울 만한 본보기)시민이었던 클라이드가 사건 이후 모범(冒犯:일부러 법을 어기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시민이 되어 무능력한 체계와 법을 고발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모습에, 어느 순간부터 주인공을 응원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행동의 저의가 어떻든 간에 그의 행동이 범죄라는 것을 외면하고 模範과 冒犯을 혼동하는 오류를 범해선 안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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